Back to the History2007. 7. 20. 13:00
'신들린 듯' 사들이는 포스트 디지털 세대
[한국일보 2006-05-01 17:33]    기사원문보기
‘지름신’을 아시나요?

10대 청소년은 즐겨 사용하지만, 성인 10명 중 9명은 모르는 디지털 시대 대표 유행어 중 하나이다. ‘물건을 구입하다’는 의미로 10대들이 쓰는 ‘지르다’와 ‘신(神)’이 결합된 단어로, 청소년들이 물건을 충동구매 할 때 ‘지름신이 강림했다’는 식으로 사용된다.

흥미로운 것은 생필품이나 학용품을 살 때는 ‘지름신’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휴대폰, MP3, 게임기 등 디지털 기기나 디자인이 화려한 제품을 충동구매 할 경우에만 ‘지름신이 오셨다’라는 표현이 동원된다.

국내 IT 업체의 핵심 마케팅 타깃은 ‘지름신’을 창조해 낸 10대 집단이다. 이들은 1986년 이후 출생한 세대로, ‘포스트 디지털 세대’(PDGㆍPost Digital Generation)로도 불린다. 인터넷과 휴대폰이 널리 보급되는 시기에 초등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에 이전 세대와 달리 디지털 문화에 저항감을 갖지 않는다.

지름신을 등에 업은 PDG는 디지털 소비를 이끄는 권력자다. 10대의 무선인터넷 이용률은 84.4%에 달하지만, 20대는 62.7%, 30대와 40대는 34%와 17%로 급격히 떨어진다.

어릴 적부터 휴대폰과 인터넷을 접해온 이들은 디지털 기기 구입 과정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제일기획이 2002년 프리틴(Preteenㆍ10~12세)의 구매영향력 지수(부모의 최종 구입에 관여하는 정도)를 조사한 결과, 휴대폰의 경우 40%라는 수치가 나왔다. 게임CD(95%), 컴퓨터(50%) 등은 더 높았다. 부모들은 지갑만 열뿐이고, 실제 결정은 자녀들이 하는 셈이다.

PDG는 디지털 과소비의 주범이면서 피해자이기도 하다. 소보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휴대폰 교체주기(16개월)는 성인보다 두 배 가량 빠르다. 10대들이 휴대폰을 교체하는 이유는 ‘고장 및 분실’이 47. 6%로 가장 많았으나, 단순히 ‘신형을 구입하기 위해서’라는 대답도 31.6%나 됐다.

서울 K중 오모 교사는 “요즘 중학생들의 신종 휴대폰에 대한 집착은 거의 ‘물신화(物神化)’ 수준”이라며 “고가의 첨단 휴대폰을 구입하는 학생은 바로 선망과 질투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요즘 청소년들은 정조 관념이 거의 없는 대신 또래가 갖고 있는 디지털 기기는 자신에게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심리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 채 디지털 기기를 사기 위해 원조교제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실제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지난해 7월 휴대폰을 갖고 있는 수도권지역 중ㆍ고교생 951명을 조사한 결과, 휴대폰을 이용해 원조교제를 해본 학생이 10.4%(99명)나 됐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김혜수 박사는 “고가의 신종 휴대폰을 구입하거나 이용 요금을 마련하기 위해 원조교제 등 불건전한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10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희사이버대 경영학과 이준엽 교수는 “감수성이 예민하고 자기 통제력이 떨어지는 청소년들이 고가 디지털 기기를 과소비 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학교와 가정에서 건전한 소비행태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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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spirinirony